신1세계+베1테랑+애2인있어요 설정.
인천창고를 이중구 출소쯤으로 미루고 석무 짜바리 ㄴㄴ
Miserere
prologue.
이중구가 출소하기 하루 전날, 정청은 인천창고로 이자성만을 은밀히 불러들였다. 정청도 양변만 대동한 채였다.
긴장한 낯이 드럼통을 확인하곤 핏기가 가셨다. 정청은 느리게 담배 한 대를 다 태우고 삽을 들었다.
일격에 숨이 끊긴 것은 양변이었다. 정청은 죽은 이의 머리를 곤죽이 되도록 내려쳤다. 그리고 핏발 선 눈동자가 자신을 향했을 때. 이자성은 숨조차 쉴 수 없었다.
다음날 골드문에 일대 파란이 일었다. 이중구가 출소하자마자 죽었고, 정청을 치려했던 재범파는 대부분 시체조차 알아볼 수 없었다. 피를 뒤집어 쓴 채 정청은 회장자리에 앉았다. 그 곁에 이자성은 없었다.
강형철은 빠르게 움직였다. 경찰 내에서도 극비 프로젝트. 어차피 남은 꼬리는 저뿐이었다. 고국장은 살려야 했다. 모든 자료를 삭제하고 핸드폰을 없애고 사표를 내고 죽은 것처럼 숨었다.
반년 후, 골드문은 안정된 듯 보였다. 강형철은 대포폰으로 두 사람에게 연락을 취했다. 고국장과 믿을 만한 꼴통 서도철. 다시 시작하려면 그 정도 그릇은 필요했다.
결과적으로 강형철의 패착은 그것이었다. 정청을 끝까지 제대로 몰랐던 것. 무지의 끝은 혹독했다. 온몸을 난자당하고 팔다리가 끊어져서야 죽을 수 있었다. 정청은 칼을 내던지고 시신에 침을 뱉었다. 할 수 있다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살려내 다시 죽이고 싶었다. 이자성을 알게 하고 속이게 한 죗값이 그보다 컸다. 여수 어느 허름한 방에 처박혀 있을 이자성이 그렇게 깊었다.
서도철은 갓난아기 때 부모가 이혼해 아버지 손에 키워지다가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고는 할머니와 살았다. 할머니는 성정이 괄괄한 노인네로 도무지 지칠 줄 모르는 양반이었다. 덕분에 서도철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은커녕 신경도 쓰지 않고 활달하게 자라 꼴통 형사가 됐다. 할머니 닮은 여자를 만나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손주도 뵈드렸고, 징그럽게 끈끈한 팀원들도 있었다. 괜찮은 삶이었다. 그 밤이 오기 전엔.
경찰 초짜 때 안면 트고 가끔 소주나 한 잔 하던 사이였다. 그것도 강형철이 본청 들어가기 전이니 뜬금없는 연락 따위 무시하면 그만일 텐데, 서도철은 그런 성격이 못됐다. 그래서 그날 밤 아무한테도 연락하지 말고 오라는 데로 갔고, 야차 같은 사내를 만났다. 어두워서 얼굴은 보이지 않았지만 피 냄새는 어둠을 뚫었다.
고국장, 고영달은 뒤늦게 도착해 망연자실 팔을 늘어뜨렸다. 이십년 지기의 지독한 죽음에 눈물도 나지 않았다. 시신을 수습해 짊어지고 겨우 한 발짝, 한 발짝을 뗐다. 그러나 얼마 가진 못했다. 그제야 저만치 널브러진 남자가 보였다.
뒤집자마자 욕이 튀어나왔다. 정청이었다. 머리모양도, 옷차림도 다르지만 틀림없는 그였다. 친구의 온몸을 끊어 놓은 악독한 개새끼. 죽은 정청에게 총을 겨눴다. 누구도 알아볼 수 없게 만들 작정이었다. 그런데.
"으으..."
뒤쪽 나무에서 신음이 새어나왔다. 고영달은 흠칫 뒤돌아보다 그대로 굳었다. 정청. 피투성이지만 살아 있는 정청이었다. 두 명의 정청이라니. 한참을 우두커니 서 있던 고영달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죽은 정청의 품을 뒤졌다.
광수대. 서도철.
...형사였다. 경찰이었다. 이 똑같은 얼굴이.
고영달은 정말 미쳐버리기라도 한 것처럼 다른 정청에게 내달렸다. 가는 숨이 붙어 있었다. 감길 듯 감길 듯 뜨이는 눈동자와 마주쳤다. 반사적으로 총구를 들이밀었다.
"으....으으... 여... 기가 어... 나가...나가 머리가 씨벌.... 생각...이... 암 것....도..."
혼절해버린 정청 앞에서 고영달은 발작처럼 웃어젖혔다.
형철아 봐라. 지켜봐. 이 새끼가, 이 좆같은 개새끼가 제 손을 뭘 죽이게 되는지.
프로젝트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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